닝겐노 뇌쪼가리와 순수데쓰네

구글 딥마인드 팀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무려 두 판이나 이겨서 닝겐들에게 충공깽을 선사했다. 대국 전 인터뷰에서 5-0 이나 4-1 정도의 스코어의 승리를 예상한 이세돌 9단이 첫 판을 패배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첫판이야 탐색전이라고 치고) 2국이 사실상 이번 대국의 분수령이라고 생각했으나, 2국도 내리 패배한 이 9단은 대국 이후의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고 자평했다. 패기 넘치는 아이같던 이 9단이 단 며칠만에 중년의 위기를 심히 겪는 듯한 표정으로 상반된 내용의 인터뷰를 하는 이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동족인 인간으로서의 공감능력이 십분 발휘되어 가슴 한켠이 너무 애잔해지다 못해 심장에 천공유무를 의심해야 할 정도였다. 이세돌 9단의 낙심한 표정과 더불어, 해당 기자회견에서는 미개한 인간계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느낄 수 있었는데 (8:03), 한 한국 기자는 매우 착잡하다는듯이 "알파고의 약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고 당췌 계란으로 어떻게 바위를 쳐야 바위가 깨지나요 , 그에 대해서 이세돌 9단은 "약점을 못 찾아서 두 번 다 진것같다" 라고 답했다. 반면 알파고의 오버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이번 챌린지 매치의 개최 목표 자체가 알파고의 약점을 찾기 위해서 라고 대답했다. 그 말인 즉슨 오버마인드가 아니라는 소리인가 "알파고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하사비스 CEO도 잘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인데.. 사실 야매 개발자 코스프레를 하는 내가 봤을때, 질문 자체가 틀려먹었다. 원인을 몰라도 TDD해서 결과가 잘 나오면 되는거 아닌가요?관련해서 여러 기사와 블로그등을 찾아봤는데, 많은 인간들이 "인간 vs 기계" 라는 프레임으로 이번 사건을 조명하는 듯 했다. 기계들의 입장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불공정 경기"역시나 게임을 지면 게임에 룰에 대해서 문제제기 할 줄 아는 강남좌파로서, 이 사건을 '경기'로 이해한다면 공정했던 것인가? 에 관한 고민도 하게 되었고, 이런 기사도 찾게 되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의 문제제기IT전문 전석진 변호사의 문제제기에 관한 기사하지만 이 경기의 결과/공정성에 상관없이, 이세돌 9단의 인터뷰에서 처럼 (질문 5)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어 상용화 될 미래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데, 그걸 두고 에릭 슈미트 구글 CEO등 몇몇 똑똑한 사람들은 "대결의 승자는 인간" 이라고 말했는데,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데미스 하사비스대결의 승자가 어차피 인간이라면, 이 기술은 인간에게 이롭게 쓰일 것이다. 내 생각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이번 대국의 '주인공인간'인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CEO에게로 향할 수 밖에 없었는데,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이냐 하는 것, 이 사람은 왜 AI를 연구하냐는 것에 대해 궁금해졌다. 체스천재 출신에, 체스에 머무르지 않고 박사학위를 쓴 논문이 무려 "뇌 속에 저장된 과거의 기억을 스캔을 통해 읽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한 편의 학술 논문" (^블로터 기사 원문 중)이라는데. 흠좀무. 뇌에 저장된 과거의 기억을 읽어낼 수 있다면, 나중에 CRUD(create, read, update, destroy)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어둠의 세력ㄱㅈㅇ이 술에 만취한 나를 뻑치기 해서 장기를 빼앗는 대신 뇌에 일베사상을 심을 수 있는 날이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이미 제정신의 세계에서 이탈해버렸다.기사들을 읽으니 '아... 이게 인간이 통제를 할 수 있을 만한 성격의 것인가' 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고, 미래에 대한 비관성을 이용해서 현재의 고민을 유예하는 데 능한 나로서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해 그려볼 수밖에 없었다.디스토피아적 미래왜 최근에 빌 게이츠, 엘론 머스크, 스티븐 호킹 등 많은 유명인들이 인공지능을 경계하라고 호소하는가?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매트릭스' 같이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이 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해도, 영화 'Wall.e'의 이 장면이 떠오르는건 우연의 일치일까? 다만 월리에서 그린 방식대로 인간이 존재하는 것도 좀 역겹지만, 무엇보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 라는 명제에 있어서 지칭되는 '인간'이라는 주체는 전 인류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도 꺼림칙했다. 인공지능이라는 자원을 향유하는 인간은 월리의 인간들처럼 편하고 역겹게 산다고 치지만, 그 자원을 가지지 못한 인간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정말로 (앞서 서술했듯이) 나의 온전한 '인간다움,' 인간으로서의 권리,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로 인한 공리적이고 온전한 이치들을 (그것을 침해하려고 하는 불한당으로부터)지키려고 항상 싸워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지금은 당연시하고 간과했었던 부분들을 말이다. 소설은 여기까지 쓰도록 하겠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설습작 이외에도 앞으로의 닝겐들은, 인간으로서 기계에게 대체될 수 없는 부분은 무엇이며,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어떻게 하면 인간답게 사는 것인가 하는 고민들을 앞으로 떠안게 될 거 같다. 러다이트 운동이라도 해야할 판이다.. 2040년 정도에는 상용화 된다는데..(^왜 최근에 빌게이츠... 중). 머지 않은 미래다.개그로의 승화아무쪼록 일단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개그인것 같아 보이는데...조문기 화백의 인스타그램 포스팅[ㅍㅍㅅㅅ] "이세돌 vs 알파고" 개드립 모음그렇지만.. 개그도 인간의 영역만이 아닌 날이 도래할 듯도 하다. 여튼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재고해야 하는 시대에 살게 된 것 같아서 무시무시하다. 미래의 걱정을 하며 오늘의 걱정을 미루는 수밖에..Further Readings (기계학습에 대해 좀 아시는듯한 분들의 글들 다 읽어보진 않았다)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기려면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알파고는 어떻게 바둑을 둘까[나무위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그저 기술적 성과' 라는 1인안읽어봄...
berry
ㅋㅋ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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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p
지금 온라인에선 알파고가 삼인칭 쓴다며 모에중입니다.
"알파고는요... 포기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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