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차적응으로 고생중인 @그림 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영국출장 중 방문한 8개 기관들과 나눈 미팅기록을 차례로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녹취록이기 때문에 문장이 거칠고 오탈자가 있을 수 있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좀 더 정리된 내용은 보고회 또는 보고서를 통해 공유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궁금한 점은 녹취록을 참고해주시고, 댓글로 소통하기로 해요.      

 

SIX 미팅개요

  • 일시: 2019년 7월 8일(월) 11:30 
  • 장소: 식스 사무실
  • 참석: 루이스(대표), 임소정(매니저)

 

녹취록 전문  

임소정: 루이스와 소피가 재단과의 협력을 담당하고 있음. SIX가 재단과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하겠음. 재단과의 협력 트렌드 등.  

루이스: SIX는 재단과 펀더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사회혁신 분야에서 재단과 펀더들이 중추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SIX가 하는 일은 사회혁신을 위한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여러가지 능력을 만들어내려면 함께 협력해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자선사업 분야는 보수적이었고 장부 관리, 투입대비 산출 등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이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선사업 분야를 배울 때 미국에서 배웠다. 이제는 더이상 미국에서 배울 것이 아니라 전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최근 수년간 재단들의 전 세계적인 동향을 보면, 첫번째 지금까지 해왔던 것에 집중하기 보다 미래에 어떤 일을 할지 준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 자선이 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재단들이 과거에는 돈만 배분했다면 지금은 지역에서 사업을 하든지, 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자원을 연결하고자 한다. 세번째 과거 자선사업은 오래된 부자가문이 하는 것이었다면 요즘은 젊은 사업가, 시민들 같은 다양한 곳에서 재원이 들어오고 있다.  

이런 동향 속에서 SIX의 역할은 각국의 재단들에게 고민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여러 재단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재단이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지위와 자금을 가지고 혁신적 분야에 투자할 때 위험을 어떻게 감수할 거냐, 재단의 역할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어떻게 혁신을 할거냐. 또한 사회가 변화해 가는데 발생하는 문제에 그때 그때 대응할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가. 실용적인 질문은 다른 기관들과 협력해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반영할거냐, 이보다는 덜 실용적이지만 재단의 존재 이유에 대한 철학적 질문인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사회와 관계를 가지며 역할을 할거냐.  

SIX는 재단들로부터 다양한 질문을 받고,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돕는다. SIX는 해외 각지에서 미팅이나 컨퍼런스를 열고 전 세계의 다양한 재단들을 초대한다. 그들과 구체적인 이슈를 가지고 토론한다. 여러분도 오실 수 있다. 조직 전반의 트레이닝도 제공한다. 보통 컨퍼런스를 하면 대표 혼자 와서 듣고 돌아가기 때문에 조직은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일도 한다(시스템씽킹).  

지금 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4개의 재단에서 공동으로 펀딩을 받아서 진행하고 있다. 재단들이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하면 좋을지 제안하는 것이다. SIX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재단들은 사회혁신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믿음을 갖고 있는 곳이다. 

 

Q: SIX의 최종적인 목표는? 

A: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는 재단들이 전통적으로 투자해온 곳에만 투자를 계속하는데 이 흐름을 바꾸어 사회혁신 분야에 투자하도록 돕는 것이다. 재단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기존 재단들은 아이들이 해맑게 웃고 노인들이 행복한 것을 바랐다. 그러나 사회는 훨씬 복잡한 곳이기 때문에 사회혁신에 대한 투자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단은 배분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원대상과 자연스럽게 상하관계가 형성된다. 내가 돈을 주니까 너는 이걸 하고, 이걸 만들어야 해. 이런 관계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A: 권력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평등한 파트너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런 데 관심있는 재단들이 우리의 네트워크 그룹에 들어와 있다.

A: SIX의 주요업무는 잘하고 있는 재단을 찾아서 다른 재단과 연결해주고 서로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Q: SIX는 어떤 걸 가르쳐주기보다 재단끼리 상호학습 할 수 있도록 돕는가?

A: 기본적으로 그렇다. SIX가 재단들과 일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전달하기도 한다. 다른 형식의 씽크탱크 역할을 한다. 책상에 앉아 연구해서 얻은 지식이 아니라 (재단들의)피어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Q: 사회혁신 분야 펀딩을 증가시키기 위해 정부와도 협력하나? 

A: 우리는 재단들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일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이 왔으니 재단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루이스 퇴장)

 

임소정: 루이스는 독일의 보쉬재단과 미팅이 있어 떠났다. 보쉬재단은 아주 혁신적인 곳 중에 한 곳이다. 우리는 연간 3번 정도 리트리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인원은 20명이다(20개 재단 참석). 

 

Q: 리트리트 프로그램의 참가자는 주로 유럽의 재단들인가?

A: 유럽, 미국, 캐나다. 아시아는 거의 없다. 아시아는 재단의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이다. 

 

Q: 재단들로부터 네트워킹이나 컨설팅 비용을 받나?

A: 사업모델(수익구조)를 재구성하고 있다. 현재 리트리트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항공료만 자부담하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2,3일 동안 인텐시브하게 진행한다. 이를 통해 재단들과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SIX가 할 일이 더 생길 거라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무료로 진행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한두 개의 재단에서 스폰서십을 받고 스폰서로부터 주제와 디렉션을 받아서 진행하려고 한다. 

 

Q: 네트워크 연회비가 있던데?

A: 펀더 노드(Funder Node)는 비용이 없고, 글로벌 카운실(Global Council)은 비용이 있다. 펀더 노드는 SIX의 주요 업무 5가지 영역 중에서 필란트로피 임팩트를 증가시키는 것과 관련있다. 글로벌 카운실은 SIX의 코어 멤버이다. 이들은 연회비를 내고 SIX가 진행하는 일에 조인한다. 글로벌 카운실에는 재단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직들이 가입되어 있다. 향후 펀더 노드는 스폰서십/멤버십 병행모델로 갈 가능성이 크다. 

 

임소정: 현재 SIX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있다. SIX가 설립된 10년 전에는 사회혁신이라는 분야가 존재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사회혁신이라는 단어를 잘 몰랐다. 식스는 당시 영파운데이션 대표였던 제프 멀건이 사회혁신 관련 페이퍼를 쓰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전 세계 사람들을 모아서 설립한 곳이다. 식스의 초기 역할은 사회혁신 분야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었고 이에 식스가 기여했다.  10년이 지났다. 사회혁신가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여전히 SIX의 역할일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미 그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하고 있으니 우리의 역할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exchange)에 초점을 두자, 이런 시장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조직문화, 가치, 사업 등 내부적으로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사회적기업가들을 직접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이 많은데, 우리는 필드 빌딩을 하는 다른 차원의 중간지원조직이다. 필드를 변화시키기 위해 메인스트림에 있는 정부, 기업, 재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Q: 루이스 설명 중에서 재단들이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은 어떤 내용인가?

A: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자신의 이윤창출에 사용하는 경향이 많다. 시민사회나 재단들은 이런 기술 동향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다. 재단들은 의사결정할 때 빅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사회혁신 분야에서 지방정부가 가지고 있는 보건건강, 사회적약자, 범죄 등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까. 사실 모으는 것 자체만으로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의 데이터들을 다양한 협력을 통해 모아내고,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재단이 어떤 근거를 가지고 미래를 위해 투자할 것인가. 현재 재단들은 지원서를 검토하여 배분할 곳을 선정하는데, 공동의 데이터를 가지고 배분에 활용할 수 없을까. 데이터를 활용하여 재단들이 각각 배분하기보다 사회혁신 아이디어부터 실행까지 단계별로 누가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매핑하여 협력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루이스가 이야기한 재단이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와 통하는 주제이다. 

 

Q: 식스의 초기 역할 중에 사회혁신가 커뮤니티 조성이 있는데, 현재는 이에 대한 비중이나 관심을 줄이고 있나? 

A: 사회혁신 커뮤니티 조성하기 위한 이벤트로 언유주얼 서스펙트 페스티벌과 웨이 파인더를 운영했다. 언유주얼 서스펙트 페스티벌은 누가 아젠다를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페스티벌은 누구나 다양한 목소리를 가지고, 아젠다 세팅을 할 수 있는 장이고, 시민사회와 예술가들과의 협력 비중이 높은 이벤트이다. 웨이 파인더는 사회혁신가들이 미래를 내다 보고 다양한 섹터들을 모아서 비전을 세팅하는 것이다.  



임소정: 영국이나 유럽 사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점은 기업들이 사일로(silos)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브렉시트, 극우나 극좌가 등장하는 등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회의를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협력의 저변을 확대하지 않으면 우리끼리 밥그릇 싸움하다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제가 식스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팀 내부 구성원들도 각자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식스 직원수 6-7명). 6개월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팀 내부에서 누가 어떤 의사결정을 누가 하고 있나,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치를 발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조직이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토론을 통해 다양성을 5개로 나누고, 이것이 우리의 일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토론하며 배운다. 다양성에 대한 가치 5개를 만드는 기간만 3,4개월 걸렸다. 일상의 업무에서 우리의 가치가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다시 스토리로 만들어낸다.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우리가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렇게 해결했다, 가치1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바깥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실현하고 있는지 구성원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한다. 

 

Q: 영파운데이션이 식스를 인큐베이팅했다던데?

A: 그렇다. 영파운데이션은 조직의 규모를 키우지 않고 스핀아웃시킨다. 영파운데이션 대표 제프 멀건이 네스타로 옮기면서 영파운데이션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지금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영파운데이션은 배분하지 않고 씽크탱크 역할을 한다. 이들의 재원은 정부, 기업, 재단의 프로젝트 펀딩을 받아 조달한다. 식스의 재원은 글로벌 카운실 멤버들이 ⅓ 정도 제공하고, 유럽연합 펀딩도 받아 조달한다. 

 

Q: 생태계 변화라는 주제는 모금하기 힘든 주제일텐데? 

A: 그래서 식스는 처음부터 기관들에 집중했다. 기업이나 재단 등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기관들을 모아서 재원을 마련한다. 다만 이들을 모으는 건 힘든 일이다. 

 

Q: 식스는 재단들이 사회혁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회혁신이란 무엇일까. 사회혁신에 대한 정의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사회혁신이 아닐까. 어떤 일을 해야 사회혁신에 기여하는  것일까. 

A: 재단들이 리트리트 이후 자신의 역할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Lan kelly chase재단은 작은 규모의 조직이지만 재단의 역할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많이 한다. 리트리트 이후 미션을 시스템 체인지로 바꾸었다. 단순히 돈을 배분하는게 아니라 파트너로서 어떻게 여정을 같이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펀딩 방식도 바꾸고, 파트너들과 성과를 같이 만들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식스에게 1년동안 코어 펀딩을 주었다. 믿음에 기반한 펀딩을 했기 때문에 정산보고가 필요없다. 대신 과정을 공유해 달라고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상담도 제공한다. Lan kelly chase의 직원들은 전원 상담 코칭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재단이 다양한 기관들과 일할 때 상하관계를 만들지 않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 들을 수 있어야 한다. Lan kelly chase는 이사회를 설득하고 조직문화를 바꾸는 등 급진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또 다른 사례는 영국의 복권기금이다. 이들은 캐나다 복권재단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상호 지식을 교류하기로 했다. 데이터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도 리트리트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네스타, 보쉬, 맥커널 등이 모여서 함께 작업하고 있다. 

 

Lan kelly chase재단 https://lankellychase.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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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가 가지고 있는 고민, 질문들이 좋았어요! 늘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은 무엇인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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