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프로젝트 #월요일 #네지다노프의도덕책읽기 #출장 #별명 #물이되는꿈

 

지난 주 금토 일정으로 부산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해변에 앉아 맥주를 홀짝이며 바다를 볼 수 있을까 은근 기대를 했는데, 새벽 2시까지 회의하고 자료를 보고 다음 날 일이 마치자마자 돌아와 바다라고는 사진을 남긴 답사 기관 사무실에서 저 멀리 본 것이 다네요. 

부산 아동들과 인터뷰를 이어가는 일을 이틀 동안 진행했는데 아이스브레이킹 차원에서 서로 별명을 부르기로 했어요. 저는 몇년 전 부터 ‘물꿈’이라는 별칭을 사용해 왔어요. (아이들에게 네지다노프라 부르게 할 순 없잖아요 ㅋ)

물꿈. 물이 되는 꿈. 

아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되는데요. 루시드폴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습니다. 

https://youtu.be/kCTQPP-8G44

성마른 모습을 보일 때가 많지만 저는 늘 물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생명을 존속하게 하는 물, 생명을 잉태하는 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는 물, 틈 사이를 채우는 물, 어떤 형태이건 자신의 몸을 끼워 맞추는 물. 

물이 불을 이길 수 있는 이유도 이러한 물러남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바다가 참 좋습니다. 바다를 본다 상상만 해도 좋아요. 

도덕경 8장에도 이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입니다.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것들과 겨루는 일이 없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를 뿐입니다.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까운 것입니다.’

 

문뜩 출장 중에 만났던 아동들의 눈망울이 떠오릅니다.

과연 그들에게 저는 제 별칭과 같은 물의 모습으로 비쳤을까요, 딱딱하게 형태 지어진 고체의 모습이었을까요?

지원이라는 이름의 권력을, 합리를 가장한 폭력을 행사한 부분은 없었는지 돌아봅니다.

아, 바다는 밀려오지만 물러나기에 돌아보게 하는 기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바다가 보고 싶은 시간입니다.

네지다노프
사진이 업로드가 안되서 댓글로
풍년
광안대교가 멀리 내려다 보이는 저 곳은 어디일까요?
네지다노프
@풍년 금련산청소년 수련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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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오 물이된다라니 도덕경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 늘 감사합니다 네지다노프님
네지다노프
네. 두고두고 읽어볼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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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
@네지다노프 님에게 물꿈이라는 별명도 잘 어울려요.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는 물처럼 낮은 곳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네지다노프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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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유수영하는 날이라 쉬엄 쉬엄 수영장 물을 바라보곤 했는데,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물은 참 신비롭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마침 물에 관한 이야기 해주셔서 반갑네요 ㅎㅎ @네지다노프 님의 도덕책 이야기를 읽다 보니, 저도 도덕경에 점점 호기심이 생겨요.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책이 있을까요? (왠지 여러 버전이 있을 듯 해서요)
네지다노프
저는 오강남 선생님 버전의 도덕경을 참고하고 있어요. 아주 쉽고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어서요. 사실 어렵게 파자면 도덕경 너무 어려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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