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프로젝트 #월요일 #네지다노프의도덕책읽기 #실패사례컨퍼런스 #도덕경80장 #객관성에기반한믿음
지난 주에는 한 비영리 기관의 컨퍼런스를 다녀왔습니다. 업무 연관성이나 시의성에 맞는 주제의 컨퍼런스가 있을 때마다 종종 참여하고는 하는데요.
사례 발표 중심의 컨퍼런스의 경우 당연하겠지만 본보기가 될 만한 기관이나 프로그램들이 일반적으로 소개되어 지는 것 같습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우수사례를 듣고 있자니, '참 대단하다. 이런 것을 참 배우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난 (혹은 우리기관은) 왜 이렇게 안될까, 왜 이렇게 못할까'라는 자괴적인 기분도 함께 드는 것이 지극히 인간적이라 할 수 있을지, 비인간적이라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반대로 생각하면 발표를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뭐랄까 조금은 덮어지고 혹은 과장되는 영역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문득 실패사례를 모은 컨퍼런스를 기획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사자가 나와서 '우리는 이래서 망했어요!' 하는. 뭔가 처절하지만 진실되고 유용한 시간이 될 것 같은데, 혹 어딘가에서 진행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더불어 다양한 사례를 두루 살펴보는 것, 그 이전에 보다 중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이웃 나라가 서로 보이고,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리지만,
사람들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는 일이 없습니다.'
도덕경 80장에 위와 같은 문장이 있습니다. 인구가 적은 작은 나라를 빗대어 도가적 이상 사회를 그린 장인데요. 극단적이긴 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곳저곳 주변 기웃거려봤자 피곤함만 더해질 뿐, 핵심은 '내가(우리 조직이) 무엇을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정리해나가는 것 아닐까요?
약간은 '강점으로 일하라'는 말과도 닿는 것 같습니다.
사례로 설명들은 그 좋은 것 다~~할 수 없겠죠. 결국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냉정히 깨닫는 객관성과, 우직하게 그것으로 밀고 나가는 신뢰와 믿음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장 지오노의 <나무 심는 사람> 이야기처럼 말이죠.
여튼,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사는 것이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굳이 언덕 넘어 이웃나라까지 기웃거릴 필요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