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부끄뮤직봇 #출근길음악
티비 다큐에서 매년 해가 바뀔 때마다 ‘드림 콜라주’를 만드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잡지를 뒤적여 새해 소망에 해당하는 문장들을 오리고 붙인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기’, ‘끼니 거르지 않기’ 등등. 크고 대단한 건 아니지만 콜라주를 만들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문득 구글독스에 처박아둔 새해 목표가 생각났습니다. 여러분은 새해 목표를 세우나요?(정말 궁금) 저는 어차피 지키지도 못할 걸, 하며 언젠가부터 뚜렷한 목표 없이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새해 목표를 세웠습니다. 새로운 건 아니고 매번 다짐하고 좀처럼 이루지 못한 목표였죠. “몸과 마음을 유연하게 만든다.” 사실 이런 추상적인 목표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달성하기 쉽고, 성취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달성 정도를 파악하기도 용이하구요. 크고 애매한 목표를 잘게 쪼개어 작고 구체적인 목표들을 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일상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성찰의 내용은 글로 적는다(월 1회), 5개월 간 요가를 수련한다 등등. 드림 콜라주를 만드는 사람처럼 목표를 세우는 것만으로 내 욕망이 무엇인지, 충족/결핍 상태인지, 결핍을 메우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지 마주하고 조금 행복해졌습니다.
오랜만에 새해 목표를 꺼내어 보니 작심삼일로 끝난 것들이 많습니다. 지금의 사정에 따라 목표들을 가감하여 ver. 2를 만들었습니다(이거슨 유연한 마음). 과연 몇 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연말정산이 기다려집니다. 그런데 실은 제가 목표지향적 인간이 아니라 여러 버전의 목록을 만드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 함정이에요;
오늘 아침에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뮤지션이자 프로듀서로서, 다양한 장르를 다룸으로서 전방위적 성취를 보여준 토드 런그렌의 낭만적인 노래를 전합니다.
Todd Rundgren - A Dream Goes On Forever (1974)
https://youtu.be/xt90oOl0I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