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잠을 자자!
- 밤에 글쓰기를 안하기
이번 달로, 아이가 태어난지 30개월 째가 된다. 이 말인즉슨, 내가 잠을 줄이는 대신 글쓰기 노동을 해온지도 30개월이 되었다는 뜻이다. 처음엔 노동이 아니라 취미이자 생존 방식이었지만, 어느새 이 일은 내게 노동이 되었다. 물론 글쓰기를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잠을 줄이고 이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기 전 나는 매일 10~11시 사이에 취침해서 7시 경 일어났다. 정확히 8시간~9시간을 지켜서 잤다.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잠들 정도로 잠 드는 속도도 빨랐고, 잠에서 깨어 정신 차리는 것도 금방이었다. 늘 '건강한' 잠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잠순이인 내가, 매일같이 자는 시간을 3~4시간씩 줄이고, (대략 1~2시 경에 잠들어서 7시에 일어났다) 글을 계속 쓰는게 계속되다보니 부작용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부작용들
1. 아이와 놀 때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
2. 작은 일에도 화를 낸다.
3. 체력적으로 저하되어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데에 오래 걸린다.
꼭 글을 써서 문제라기보다는, 밤에 잠을 자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 뜨고 애기를 재웠다가 애기를 재우고나면 다시 머리를 풀 가동상태로 돌리면서 집중하는 것이 피로도를 높이는 원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에게 맞는 글쓰기 방법을 체득한 건 정말 큰 성과지만, 이렇게 살다가는 주변 사람과의 관계가 무너져버릴지도 몰랐다.
그래서, 3주 전부터 밤에 잠을 자기 시작했다. 원고 마감이 있는 때에는 일주일에 약 2일 정도만 밤에 글을 썼다. 글을 다 못 쓰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을 달고 낮일을 해야 하긴 했지만 대신 몸이 조금 더 가뿐해졌다. 게다가 더 좋은 일은, 오전 6시 30분이라는 새로운 시간이 생긴 것! 밤잠을 푹 자고나니 오히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후 글을 쓰게 됐다. 야간 글쓰기가 조간 글쓰기로 조금씩 지분을 할애하여 옮겨 오게 된 것이라 '조삼모사' 같지만, 수면의 질을 좀 더 높이면서도 글쓰기의 시간을 유지할 수 있다니 내겐 정말 꿈 같은 일이었다 (!!)
이런 컨디션이 얼마간 유지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불안함을 놓고 잠을 푹 자는 일을 계속해 보기로 합니다 :-) 아쟛.